본문 바로가기
feel/book

나는 어둡고 적막한 집에 홀로 있었다 - 남진우

by Heureux☆ 2022. 3. 17.
728x90
반응형

나는 어둡고 적막한 집에 홀로 있었다

 

밤의 끝, 알 수 없는 곳에서
새들이 이야기를 물고 날아온다.”


“밤의 끝, 알 수 없는 곳에서 새들이 이야기를 물고 날아온다”라는 시인의 말로 포문을 여는 시집. 서너 번 앞서 읽은 입장에서 ‘밤’과 ‘끝’과 ‘알 수 없는 곳’과 ‘새들’과 ‘이야기’와 ‘물고’와 ‘날아온다’를 키워드로 페이지를 넘긴다면 보다 수월하게 읽힐 것도 같은 시집. 

남진우의 이번 시집을 한마디로 어떻게 말할 수 있겠냐, 거듭 누군가 묻는다면 그래, 「악어」라는 시에서 이 부분을 이렇게 추렴해볼 수도 있겠다. “그놈들은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른다”라고.

 

>> 나는 어둡고 적막한 집에 홀로 있었다 - 자세한 책 정보 보기 <<


 

[나는 어둡고 적막한 집에 홀로 있었다] 책 속 글귀

 

지금 나는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마치 내 몸을 나선처럼 휘감고 도는 계단이 있어 내가 내 속으로 걸어내려가는 것처럼

언제부터인가 나는 한없이 내려가고 있다.

이상한 울림으로 가득찬 허공을 더듬으며 다시 또 한 발 내딛는다.

계단 저 아래 사나운 파도가 기다리고 있어 내 발을 물어 뜯지나 않을지.

혹은 바닥없는 허공이 입 벌리고 있다가 나를 삼켜버리지나 않을지.

계단은 말이 없고 아득한 현기증에 잠시 휘청이기도 하면서

나는 내게 주어진 또 한 계단을 향해,

그 불확실한 가능성을 향해 발은 내딛는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한 걸음 나에게 다가오는 계단을 향해.

 

 

 

나는 어둡고 적막한 집에 홀로 있었다:남진우 시집, 문학동네      예스이십사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