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book116 [책 읽다] 사랑을 위한 되풀이 - 황인찬 사랑을 위한 되풀이 “당신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좋은 것이 이 시에 담겨서 영영 이 시로부터 탈출하지 못한다면 좋겠다”4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한결 투명해진 서정의 진수를 마음껏 펼쳐 보인다. 일상의 사건들을 소재로 하면서 평범한 일상어를 날것 그대로 시어로 삼는 황인찬의 시는 늘 새롭고 희귀한 시적 경험을 선사한다. 감각의 폭과 사유의 깊이가 더욱 도드라진 이번 시집은 더욱 그러하다. 특히 김동명(「내 마음」), 김소월(「산유화」), 윤동주(「쉽게 씌어진 시」), 황지우(「새들도 세상을 떠나는구나」)의 시와 대중가요, 동요 등을 끌어들여 패러디한 작품들이 눈길을 끄는데, 시 속에 숨어 있는 시구나 노랫말을 찾아 읽는 재미가 색다르다. 치밀하게 짜인 단어와 구의 반복적 표현, 대화체의.. 2025. 9. 16. [책 읽다] 당근밭 걷기 - 안희연 당근밭 걷기 “한 사람을 구하는 일은 한 사람 안에 포개진 두 사람을 구하는 일이라는 거”생의 감각을 일깨우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 슬픔도 결핍도 정면으로 마주하며 섬세하고 정확한 문장으로 담아내는 안희연 시인. 이번 시집은 ‘여름 언덕’에서 내려와 ‘당근밭’을 걸으며 보다 겸허한 마음으로 삶의 신비와 여분의 희망을 건져올리려 애쓴 시인의 지난 4년을 담고 있다. >> 당근밭 걷기 - 자세한 책 정보 보기 ◆◆◆ [ 당근밭 걷기 ] 책 속 글귀토끼굴(...) 내일은 다를 거라 믿고 싶을 때 너무 오래는 말고 한 사나흘만 나를 좀 갖다 버렸으면 싶을 때 (...) 겨우 이런 곳에 오고 싶었던 거야? 이곳에선 너 자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박힌 못을 빼는 심정으로 계속 질문을 건네보지만 결국은 내가 만든 .. 2025. 6. 30. [책 읽다] 봄밤이 끝나가요, 때마침 시는 너무 짧고요 - 최지은 봄밤이 끝나가요, 때마침 시는 너무 짧고요 “사랑하는 사람은 시 속에만 있어요” 남은 사람의 자리를 지키며 빚어낸 슬픔이 주는 뭉클한 위로상실의 아픔을 따스하게 감싸는 최지은의 첫 시집 “떠날 수도 잊을 수도 없는 자리에서 기억하듯이 꿈을 꾸고 꿈을 꾸듯이 기억하는 방식으로 들려주는” 애잔한 이야기들이 “한 사람의 내밀한 고백을 넘어 누구나 품고 있을 저마다의 상처가 바로 그 자신의 뿌리를 이룬다는 사실을 아프게 일깨워”(김언, 추천사)주는 이 시집을 통해, 우리는 가장 개인적인 슬픔에서 비롯된 작은 파동이 각자의 슬픔을 두드리는 큰 울림으로 번져오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최지은의 시에서 퍼져나오는 이 슬프고도 아름다운 울림은 봄밤의 은근함과 초여름의 따스함을 닮은 위로를 전하며 또 한번 새로운 세대.. 2025. 2. 21. [책 읽다] 없음의 대명사 - 오은 없음의 대명사 “없음은 있었음을 끊임없이 두드릴 것이다” ‘없다’와 ‘있었다’ 사이에서 떠오르는 ‘잃었다’의 자리“나는 이름이 있었다”라고 했던 시인은 이제 “없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도 “이름”을 가린 “대명사”로. ‘있었다’가 ‘없음’으로 가는 길에는 ‘잃었다’가 놓여 있다(“‘잃었다’의 자리에는 ‘있었다’가 있었다”-‘시인의 말’). “‘앓는다’의 삶이 끝나고 ‘않는다’의 삶은 살고 있는 중이”(「않는다」, 『나는 이름이 있었다』, p. 97)라고 했던 시인은 ‘잃었다’를 거쳐 ‘없음’ 앞에 당도했다. 그 슬픔을 능히 짐작하면서도 시인은 ‘없음’으로 향하는 문을 연다. 그에게 “시 쓰기는 무언가를 여는 사람의 표정을 떠올리면서 시작”(「나의 시를 말한다」, 『현대시』 2023년 5월호)되기 때.. 2024. 11. 26. [책 읽다] 내 얼굴이 도착하지 않았다 - 이설야 내 얼굴이 도착하지 않았다 “모두 하늘을 보기 위해 물구나무서는 밤” 밑이 하늘이 되는 구원의 상상력 마침내 빛을 얻는 밑의 얼굴들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죽음이 도사린 비극적 삶과 부조리한 현재를 냉철한 시선으로 직시하며 “착취와 디아스포라가 기록이 아니라 체험이 되는”(신용목, 추천사) 시세계를 펼쳐낸다. 능숙하고 절제된 언어와 깊고 확장된 사유로 이 세계의 아래로부터 들끓는 고통의 신음을 증언하고 비정한 문명에 저항하는 시편들이 리얼리즘 시의 일면을 갱신한다. >> 내 얼굴이 도착하지 않았다 - 자세한 책 정보 보기 ◆◆◆ [ 내 얼굴이 도착하지 않았다 ] 책 속 글귀저편(…) 어쩐지 밤은 계속될 것 같았다 저편은 흐릿하게 안개등을 켠 세계 저편은 당신이 없는 당신이 없어도 되는 세계 봄의 감정.. 2024. 9. 24. [책 읽다] 이 연애에 이름을 붙인다면 - 시요일 엮음 이 연애에 이름을 붙인다면 “이 사랑에 이름을 붙여주세요” 그때도, 지금도, 모든 게 처음인 듯 가슴 뭉클하게 설레는 고백들 시요일 기획위원인 안희연, 최현우 시인이 사랑의 시작을 테마로 다채로운 목소리를 담은 시 67편을 엄선해 이 한 권에 엮었다. 인간에게 사랑은 영원한 화두다. 모두에게 보편적이지만 각각에게는 너무나 고유하고 특별한 경험이라서 우리는 사랑 때문에 매번 고통과 희열 사이를 롤러코스터 타듯 오르내린다. 『이 연애에 이름을 붙인다면』은 사랑을 앞에 두고 갈피를 잡지 못해 허우적대는 이에게 건네는 다정한 서신으로, 마음속에 다 품지 못해 넘쳐흘러버린 수많은 의미 부여와 오해, 설렘과 열정, 권태와 고독, 용기와 후회 등을 섬세하게 포착해낸 시들을 한데 모아 짙은 사색의 시간을 선사한다. .. 2024. 7. 10. [책 읽다] 샤워젤과 소다수 - 고선경 샤워젤과 소다수 “쓰러진 풍경을 사랑하는 게 우리의 재능이지” 체념과 무기력만 남은 듯한 세상에 희망이라는 농담을 던지며 자신을 향한 믿음을 놓지 않는 청년 세대를 그리는 시인, 고선경의 첫번째 시집 『샤워젤과 소다수』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오래된 테이프를 재생하듯 한 시대를 풍미한 문화 요소들을 배치해 읽는 이를 공감과 향수로 가득한 시세계 속으로 끌어들인다. 딴청과도 같은 회상이 끝나고 돌아온 현재는 그러나 지고 또 지는 게임의 연속이다. 시인은 자조적이면서도 능청스러운 유머로 청년들의 고단한 현실을 비틀고, 미지의 내일에 향기롭고 경쾌한 상상을 덧입힌다. 너머를 상상할 수 있기에 앞으로를 다짐하고, 사랑을 약속하며, 끝없는 소망을 품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편들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꿈꿈으로써 .. 2024. 6. 25. [책 읽다]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 안희연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이 언덕엔 마음을 기댈 나무 한그루 없지만 그래도 우린 충분히 흔들릴 수 있지”2012년 ‘창비신인시인상’으로 등단한 이후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쳐온 안희연 시인의 세번째 시집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이 창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더욱 깊어진 시적 사유와 섬세한 언어 감각이 돋보이는 서정과 감성의 다채로운 시세계를 선보인다. 삶의 바닥을 바라보며 세상의 모든 슬픔을 헤아리는 “깨달음의 우화와도 같은”(이제니, 추천사) 뜨겁고 간절한 시편들이 공감을 자아내며 가슴을 깊이 울린다. ‘2020 오늘의 시’ 수상작 「스페어」를 비롯하여 57편의 시를 3부로 나누어 실었다. >>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 자세한 책 정보 보기 ◆◆◆ [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 책.. 2024. 5. 27. [책 읽다] 촉진하는 밤 - 김소연 촉진하는 밤 “온갖 주의 사항들이 범람하는 밤에게 굴하지 않기” 깊고 두텁게 덧칠된 밤의 풍경과 사유를 지나, 끝나지 않는 끝이 계속되면서 끝을 향해 가는 시 시인 김소연의 여섯번째 시집 『촉진하는 밤』 이번 시집에서 밤은 하나의 극점을 넘어, 일종의 경계선이 되는 것도 넘어, 어떤 거대한 지대를 향해 가는 끝의 의미를 품는다. 말 그대로 끝이 안 보이는 어떤 지대를 통과하면서 만날 수 있는 밤은 당연하게도 낮의 거짓말을 지우는 역할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많은 생각과 말이 돌아다니고 서성이는 광경으로 우리에게 온다. _김언, 해설 「끝에서 끝을 내다보는 밤」에서 >> 촉진하는 밤 - 자세한 책 정보 보기 2024. 2. 25. 이전 1 2 3 4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