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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다] 샤워젤과 소다수 - 고선경 샤워젤과 소다수  “쓰러진 풍경을 사랑하는 게 우리의 재능이지” 체념과 무기력만 남은 듯한 세상에 희망이라는 농담을 던지며 자신을 향한 믿음을 놓지 않는 청년 세대를 그리는 시인, 고선경의 첫번째 시집 『샤워젤과 소다수』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오래된 테이프를 재생하듯 한 시대를 풍미한 문화 요소들을 배치해 읽는 이를 공감과 향수로 가득한 시세계 속으로 끌어들인다. 딴청과도 같은 회상이 끝나고 돌아온 현재는 그러나 지고 또 지는 게임의 연속이다. 시인은 자조적이면서도 능청스러운 유머로 청년들의 고단한 현실을 비틀고, 미지의 내일에 향기롭고 경쾌한 상상을 덧입힌다. 너머를 상상할 수 있기에 앞으로를 다짐하고, 사랑을 약속하며, 끝없는 소망을 품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편들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꿈꿈으로써 .. 2024. 6. 25.
[책 읽다]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 안희연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이 언덕엔 마음을 기댈 나무 한그루 없지만 그래도 우린 충분히 흔들릴 수 있지”2012년 ‘창비신인시인상’으로 등단한 이후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쳐온 안희연 시인의 세번째 시집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이 창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더욱 깊어진 시적 사유와 섬세한 언어 감각이 돋보이는 서정과 감성의 다채로운 시세계를 선보인다. 삶의 바닥을 바라보며 세상의 모든 슬픔을 헤아리는 “깨달음의 우화와도 같은”(이제니, 추천사) 뜨겁고 간절한 시편들이 공감을 자아내며 가슴을 깊이 울린다. ‘2020 오늘의 시’ 수상작 「스페어」를 비롯하여 57편의 시를 3부로 나누어 실었다.  >>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 자세한 책 정보 보기 ◆◆◆ [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 책.. 2024. 5. 27.
[책 읽다] 촉진하는 밤 - 김소연 촉진하는 밤 “온갖 주의 사항들이 범람하는 밤에게 굴하지 않기” 깊고 두텁게 덧칠된 밤의 풍경과 사유를 지나, 끝나지 않는 끝이 계속되면서 끝을 향해 가는 시 시인 김소연의 여섯번째 시집 『촉진하는 밤』 이번 시집에서 밤은 하나의 극점을 넘어, 일종의 경계선이 되는 것도 넘어, 어떤 거대한 지대를 향해 가는 끝의 의미를 품는다. 말 그대로 끝이 안 보이는 어떤 지대를 통과하면서 만날 수 있는 밤은 당연하게도 낮의 거짓말을 지우는 역할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많은 생각과 말이 돌아다니고 서성이는 광경으로 우리에게 온다. _김언, 해설 「끝에서 끝을 내다보는 밤」에서 >> 촉진하는 밤 - 자세한 책 정보 보기 2024. 2. 25.
[책 읽다] 기분은 노크하지 않는다 - 유수연 기분은 노크하지 않는다 “처음 진심을 들키고 싶었다” 슬픔의 그릇에 잠긴 사람, 눈물처럼 차오르는 사랑 삶을 사색하며 아픔을 위로하는 사려 깊은 시편들 섬세하고 정련된 시어로 삶의 고통과 슬픔을 보듬으며, 깊이 있는 사유와 성찰로 부조리한 세상의 진실을 추구하는 시인의 면모가 가득 담겼다. 세계의 폭력과 감정의 이면을 인식하는 너른 시야를 통해 시인의 묵직한 통찰이 생동감 넘치게 다가오며, “사람으로서 자유로이 살아가고자 하는 필사적인 마음의 움직임”(조대한, 해설)이 오롯이 담긴 시편들이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 기분은 노크하지 않는다 - 자세한 책 정보 보기 2024. 2. 12.
[책 읽다] 심장에 가까운 말 - 박소란 심장에 가까운 말 생의 어두운 이면에서 찾은 언어로 구원의 노래를 부르다 박소란 시인의 첫 시집 『심장에 가까운 말』. 등단 6년 만에 펴내는 이 시집에서 시인은 생의 어두운 이면을 낱낱이 포착해내는 섬세한 관찰력으로 도시적 삶의 불우한 일상을 감성적인 언어로 면밀히 그려낸다. 체념과 절망뿐인 비참한 현실 속에서 고통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들의 슬픔을 연민의 손길로 다독이며 삶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곱씹는 내밀한 성찰과 사유의 깊이가 돋보이는 시편들이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 심장에 가까운 말 - 자세한 책 정보 보기 2024. 1. 30.
[책 읽다] 너에게 나는 - 나태주 너에게 나는 “너와 나의 마음뿐이다 그것만이 정말로 세상에 있는 것이다” 나를 이루는 모든 ‘너’에게 전하는 나태주 사랑시집 맑고 애정 어린 목소리로 작은 존재들의 곁을 지켜온 풀꽃 시인 나태주의 모음 시집. 그동안 나 아닌 많은 이들에게 빛이 되었던 시들 중에서 ‘너’가 들어가는 시 171편을 한 권에 모았다. 있는 그대로의 ‘너’를 사랑하고 다시 호명하고 때로 그리워하며 돌아 나오는 이 시집은 ‘나’를 이루는 모든 ‘너’들을 위한 고백이다 >> 너에게 나는 - 자세한 책 정보 보기 2023. 12. 29.
[책 읽다] 내가 나일 확률 - 박세미 내가 나일 확률 내가 나일 확률-당신이 당신일 확률 우리의 호흡이 일치하게 되었을 때 너와 내가 만날 가장 달콤한 각도 자신만의 보폭으로 자신만의 목소리로 쌓아올린 51편의 시를 데뷔 5년 만에 묶어 첫 시집으로 내어놓는다. 건축과 건축이론을 공부한 시인의 독특한 이력에 비추어보았을 때, 우리는 그의 첫 시집이 귀하고도 드문 지성과 감성이 어우러지는 장이 되리라는 예감을 하게 되고, 정교하고도 정직한 시편들을 읽어나가다보면 어느새 기대와 예감을 초월하는 ‘시의 집’에 당도해 있음을 알아차릴 것이다.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겠지만/ 모든 곳에 있겠다”(「먼지 운동」)는 나직하고도 믿음직한 문장처럼 이번 시집에는 부서지고 작아진 나-부서지고 작아진 마음을 담담하게 응시하고 정직하게 말하는 시편들로 가득하다. .. 2023. 12. 22.
[책 읽다] 슬픔은 겨우 손톱만큼의 조각 - 유현아 슬픔은 겨우 손톱만큼의 조각 “슬픔으로 싸워서 이길 수 없다면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싶었다” 유현아 시인의 두번째 시집 「슬픔은 겨우 손톱만큼의 조각」이 창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세월의 무게만큼 더욱 예리해진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불합리하고 불평등한 노동 현실과 자본의 굴레 속에서 안간힘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실상을 삶의 체험에서 우러나는 생생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자본의 위력에 밀려 그림자처럼 사라지는 것들의 쓸쓸한 풍경과 노동하는 삶의 비애와 고통을 노래하면서도 절망의 그늘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는 견결한 마음과 “오래된 것을 오래도록 끌어안는”(정원, 추천사) 따뜻한 인간애가 깃든 시편들이 뭉클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자아낸다. >> 슬픔은 겨우 손톱만큼의 조각 - 자세한 책 정보 보기 2023. 12. 16.
[책 읽다]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 황인찬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삶도 사랑도 그렇게 근거 없이 계속되는 것입니다” 명명됨에서 비롯되는 마음들 불합리한 세계 속에서도 근거 없이 지속되는 사랑 황인찬의 신작 시집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시들이 전부 미쳤구나 싶게 근사하다”(황인숙)라는 평을 이끌어낼 만큼 탁월한 감각으로 빛나는 현대문학상 수상작 「이미지 사진」을 포함해 64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일상적 제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화詩化하는 황인찬은 우리 주변에 놓인 사물이나 사건들을 보고 섣불리 안다고 말하지 않고, 쉽사리 단정하지 않은 채, 그 모르겠는 것들에 신중하게 하나둘 이름을 부여하(기를 시도하)는 방식으로 시를 써나간다. 그는 ‘이게 내 마음이다’라고 말하는 대신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이.. 2023.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