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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은 노크하지 않는다
“처음 진심을 들키고 싶었다”
슬픔의 그릇에 잠긴 사람, 눈물처럼 차오르는 사랑
삶을 사색하며 아픔을 위로하는 사려 깊은 시편들
섬세하고 정련된 시어로 삶의 고통과 슬픔을 보듬으며,
깊이 있는 사유와 성찰로 부조리한 세상의 진실을 추구하는 시인의 면모가 가득 담겼다.
세계의 폭력과 감정의 이면을 인식하는 너른 시야를 통해 시인의 묵직한 통찰이 생동감 넘치게 다가오며,
“사람으로서 자유로이 살아가고자 하는 필사적인 마음의 움직임”(조대한, 해설)이
오롯이 담긴 시편들이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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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분은 노크하지 않는다 ] 책 속 글귀
생각 담그기 뼈 없이 붙는 살이 없듯 내가 먹은 게 나를 만들고 나를 담은 게 나를 말한다 물을 채우면 물병이 된다 |
조가만가 우리가 티끌이라는 것을 아신다 쉽게 쓸어내고 버리지 않으실 거면 왜 이렇게 슬프게 창조하셨을까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것도 아닌데 열심히까지 살라 하시는 하느님, 한번 나로 태어나 살아보세요 (…) 나는 잔뜩 묽어진 한그릇의 식사를 앞에 두고 기도합니다 누군가의 배 속에서 소화되지 않고 먹먹하게 버티기를 배가 고프면 슬퍼지고 배가 고프면 저녁노을만 봐도 누군가 보고 싶다 착각하게 되고 나는 묻습니다 나의 허기가 어쩌면 그리움보다 중요하지 않으냐고 기도합니다 오늘도 일용할 양식을 남길 수 있음을 이 저녁을 지옥으로 미루고 내일도 살 거라는 믿음으로 나는 플로어 등을 켜고 불을 모두 끄니 하느님이 꼭 옆에 있는 것 같았지만 나밖에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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