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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다] 촉진하는 밤 - 김소연

by Heureux☆ 2024.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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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진하는 밤

 

“온갖 주의 사항들이 범람하는 밤에게 굴하지 않기”

깊고 두텁게 덧칠된 밤의 풍경과 사유를 지나,
끝나지 않는 끝이 계속되면서 끝을 향해 가는 시


시인 김소연의 여섯번째 시집 『촉진하는 밤』
이번 시집에서 밤은 하나의 극점을 넘어, 일종의 경계선이 되는 것도 넘어, 어떤 거대한 지대를 향해 가는 끝의 의미를 품는다. 

말 그대로 끝이 안 보이는 어떤 지대를 통과하면서 만날 수 있는 밤은 당연하게도 낮의 거짓말을 지우는 역할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많은 생각과 말이 돌아다니고 서성이는 광경으로 우리에게 온다. 

_김언, 해설 「끝에서 끝을 내다보는 밤」에서

 

>> 촉진하는 밤 - 자세한 책 정보 보기 <<


 

[ 촉진하는 밤 ] 책 속 글귀


2층 관객 라운지

오늘은 화분의 귀퉁이가 깨진 걸 발견했는데
깨진 조각은 찾지 못했다

돌돌 말린 잎을 화들짝 펴고 있는 잎사귀들
하얗게 하얗게 퍼져 나가는 입김들

만약에......
만약에 말이야......

이 생각을 5만 번쯤 했더니
내가 만약이 되어간다

생각을 너무 많이 하다가
내가 생각이 되어버린다

(…)

 


2층 관객 라운지 같은 일인칭시점

기다린다는 것은 거짓말
그건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니야
견디고 있는데 무엇을 위해 견디고 있는지를 더 이상 모르므로

되려고 노력해본 적은 있는 것과
되어본 적 없는 것
상상조차 안 해본 것

(…)

슬퍼하다 보면
한 겹 더 아래의 슬픔으로 깊숙이
축축한 발을 들여놓게 되는
슬픔,

(…)

 

[문학과지성사]촉진하는 밤 - 문학과지성 시인선 589, 문학과지성사, 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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