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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진하는 밤
“온갖 주의 사항들이 범람하는 밤에게 굴하지 않기”
깊고 두텁게 덧칠된 밤의 풍경과 사유를 지나,
끝나지 않는 끝이 계속되면서 끝을 향해 가는 시
시인 김소연의 여섯번째 시집 『촉진하는 밤』
이번 시집에서 밤은 하나의 극점을 넘어, 일종의 경계선이 되는 것도 넘어, 어떤 거대한 지대를 향해 가는 끝의 의미를 품는다.
말 그대로 끝이 안 보이는 어떤 지대를 통과하면서 만날 수 있는 밤은 당연하게도 낮의 거짓말을 지우는 역할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많은 생각과 말이 돌아다니고 서성이는 광경으로 우리에게 온다.
_김언, 해설 「끝에서 끝을 내다보는 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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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촉진하는 밤 ] 책 속 글귀
2층 관객 라운지 오늘은 화분의 귀퉁이가 깨진 걸 발견했는데 깨진 조각은 찾지 못했다 돌돌 말린 잎을 화들짝 펴고 있는 잎사귀들 하얗게 하얗게 퍼져 나가는 입김들 만약에...... 만약에 말이야...... 이 생각을 5만 번쯤 했더니 내가 만약이 되어간다 생각을 너무 많이 하다가 내가 생각이 되어버린다 (…) |
2층 관객 라운지 같은 일인칭시점 기다린다는 것은 거짓말 그건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니야 견디고 있는데 무엇을 위해 견디고 있는지를 더 이상 모르므로 되려고 노력해본 적은 있는 것과 되어본 적 없는 것 상상조차 안 해본 것 (…) 슬퍼하다 보면 한 겹 더 아래의 슬픔으로 깊숙이 축축한 발을 들여놓게 되는 슬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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