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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 이제니

by Heureux☆ 2022.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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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아마도 아프리카』와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에서 삶의 수많은 결들을 문장으로 포섭해내고

“의미를 유보하는 과정 자체"로 자기 시를 만들어온 시인 이제니가 새롭게 선보이는 시집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이 시집에서 시인은 문장들 사이사이로 문득 끼어드는 ‘어떤 목소리’로, 미처 다 말할 수 없는 무엇을, 지나간 자리를, 남겨진 자리를 환기시킨다. 그 모든 목소리들은 한 개인의 목소리이자 그 개인이 지금껏 겪어오고 건너온 모든 사람과 생의 목소리의 총합이기도 하다. 고백하고 독백하는 시집 속 문장들은 스스로 살아 움직이면서 입 없는 말, 지워나가면서 발생하는 말이 된다. 시인은 연약하지만 분명한 용기와 애도를 담아 가만히 받아쓴다, 자신 안에 있는 또 다른 누군가이자 자신 아닌 모든 사람들의 목소리를.

 

“오래오래” “가만가만히” 씌어진 61편의 담담한 목소리들을 하루에 한 편씩 읽어보길, 아니 ‘들어보길’ 권한다.

 

>>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 자세한 책 정보 보기 <<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책 속 글귀

 

멀어지지 않으려고 고개를 들어

 

월요일은 흑백 사진 곁에 있었다. 

화요일은 은밀하게 주고받은 낱말 속에 묻혀 있었다. 

수요일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목요일엔 아무 일도 없었던 날을 되새긴다. 

금요일엔 건물과 건물 사이의 거리를 환기한다. 

토요일엔 중단된 마음을 들여다본다. 

일요일엔 두고 온 얼굴을 쓰다듬는다. 

 

바람의 흐름에 몸을 맡긴 채로 나아간다. 바람을 향해 바람이 되어 바람으로 사라지는 꿈이었다.

 


도착했는데도 다시 도착하고 있는 사람처럼

옛날의 빛이 도착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오고 있다

그곳에서 이곳으로

지금 막 도착한 것은

더욱 옛날의 빛이었으므로

죽 으 려 고 하면서 사 는 마음을 걸어간다 걸 어 간 다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이제니 시집, 문학과지성사     예스이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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