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집37

[책 읽다] 모두가 첫날처럼 - 김용택 모두가 첫날처럼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사랑하게 될까” 허리를 숙이는 일, 몸을 낮추는 일, 겸허해지는 일…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 이후 2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는 고희를 훌쩍 넘긴 시인의 삶에 대한, 앎에 대한 통찰을 한층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다. 깊어진다는 것은 진실하고 소박하고 소탈해진다는 것과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혼잣말 같기도, 편지 같기도, 때로 기도 같기도 한 55편의 시편은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 모두가 첫날처럼 - 자세한 책 정보 보기 2023. 11. 10.
[책 읽다] 가장 희미해진 사람 - 김미소 가장 희미해진 사람 “죽고 싶다고 말하면, 더 살고 싶어져 온갖 아픈 장면을 흔들어 깨웠다” 1인 극장으로 상영되는 처참하고 아름다운 고백록 김미소의 첫 시집은 처참한 고백록이다. 그는 “괴물이라 불리던 어린 시절”의 모습과 “시각장애를 앓게 된 열네 살의” 모습, 그리하여 “다름을 인정하는 일”과 “오래도록 아프고 외로웠”던 일들을 고백한다. 과거를 상기하는 것만으로도 고통과 상처를 반복해야 했으므로 시인은 “처음엔 나의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했다”(시인의 말)고 밝힌다. 하지만 ‘하지 않으려’ 했던 말들이 결국은 ‘해야만’ 하는 이야기임을 받아들인 시인은 한 글자 한 글자를 바늘로 꿰매듯 기록하였고, 성장기의 상흔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그의 모습은 처연하지만 단단하다. 과거의 불행을 시로써 치환하여 미.. 2023. 10. 30.
[책 읽다] 구름은 울 준비가 되었다 - 박은영 구름은 울 준비가 되었다 생존 가능성이 희박할 때 기적은 일어난다 그것은 신이 주신 선물이다 박은영 시인이 첫 시집 『구름은 울 준비가 되었다』를 출간했다.「모자이크」(1부), 「발코니의 아침」(2부), 「인디고」(3부), 「토구」(4부) 를 비롯한 52편의 각각의 특색을 가진 시들로 13편씩 묶어 4부로 나눠 수록되어 있다. 추천사처럼 박은영의 이번 시집은 체험하지 않았으면 표현할 수 없는 간난하고 신산한 삶을, 학습만으로는 획득할 수 없는 연금술사적 언어로 그려내고 있어 시는 읽는 독자들을 그의 시 속으로 가만가만히 삼투시켜 감동을 선사하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 >> 구름은 울 준비가 되었다 - 자세한 책 정보 보기 2023. 10. 19.
[책 읽다] 슬픔이 택배로 왔다 - 정호승 슬픔이 택배로 왔다 사랑하기에도 너무 짧은 인생 비워내는 마음에 관한 시편들 외로움과 상처를 근간으로 보편적 실존에 이르는 고결한 시 세계는 이번 시집에도 여전하지만, 그 깨달음으로 독자를 이끄는 길은 한층 다채롭고 아름답고 따뜻해졌다. 모두에게 위로가 되는 이 시편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문학은 결사적이여야 한다”(시인의 말)는 시인의 태도 덕분이다. 반세기 이상 시를 쓰면서도 시인이 이 태도를 잃지 않았기에 우리는 각박한 이 세상을 사는 와중에 정호승의 시라는 한줄기 위로를 만끽할 수 있다. >> 슬픔이 택배로 왔다 - 자세한 책 정보 보기 2023. 7. 9.
[책 읽다]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 문태준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낮고, 여리고, 보드라운 목소리로 들려주는 삶의 물결과 숨결 ‘더할 나위 없음’이란 바로 이 시집을 말하는 한 문장이리라 자신만의 속도와 보폭으로 우직하게 써내려간 63편의 시를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이번 시집에 이르러 더욱 깊어지고 한결 섬세해진 시인은 한국 서정시의 수사(修士)라고 말해도 좋을 만큼 믿음직스러운 시 세계를 펼쳐 보인다. 문태준의 시를 따라 읽어온 독자들이라면 이번 시집의 제목에 조금은 놀랐을지도 모르겠다. 한 단어이거나 짧은 수식 구조의 제목만을 가져왔던 지난 시집들과 달리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라는 문장형의 제목으로 찾아뵌 터. 그러나 조금은 낯설게도 느껴지는 이 제목은 더욱 낮아지고, 여려지고, 보드라워진 시인의 목소리를 .. 2023. 6. 24.
[책 읽다]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 진은영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한 사람을 조금 덜 외롭게 해보려고 애쓰던 시간들이 흘러갔다.” 우리 삶 속에 상실과 슬픔을 끌어안는 사랑의 공통감각 십 년을 기다려온 단 하나의 온전한 고백 시(인)의 사회적 위치와 기능을 묻는 한 강연에서 “시인은 침묵함으로써 대화하는 사람”이라고 진은영은 말한 바 있다. 공동체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목소리와 다양한 삶의 문제들에 귀를 기울여 그들의 삶을 문학적으로 가시화하는 일, 그 어렵고 힘든 일을 이번 시집에 묶인 42편의 강렬하고 감각적인 시들이 저마다 아름답게 해내고 있다. >>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 자세한 책 정보 보기 2023. 6. 11.
[책읽다] 그 길에 네가 먼저 있었다 - 나태주 그 길에 네가 먼저 있었다 일상의 언어로 마음을 울리는 ‘풀꽃 시인’ 나태주 시집 “내 시는 세상에 보내는 러브레터./지향 없는 하소연이며 고백./늘상 외롭고 애달프다./나의 시는 바람이 써주는 시./꽃이 대신 써주고 새들이 대신 써주는 시./그래서 다시금 외롭고 애달프지만은 아니하다.” (책머리에서) 시인은 바람이 되었다가, 꽃이 되고, 어느 날은 새가 되어 세상을 향한 러브레터를 써 내려간다. 시어는 차분하고 간결하지만, 그 안에는 따뜻하고 진한 진심이 담겨있다. 우리는 나태주 시인의 시 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찾고, 공감하며 때로는 위로받는다. >> -그 길에 네가 먼저 있었다 - 자세한 책 정보 보기 2023. 4. 26.
[책 읽다] 수평으로 함께 잠겨보려고 - 강지이 수평으로 함께 잠겨보려고 “물처럼 투명히 빛나는 날들이 지속되지 않아도 그곳이 어디든 이렇게 서 있을 수 있다” 삶의 풍경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인의 감각과 시선은 색다르다. 시인은 “설치 작가의 설계도를 방불케 할 정도의 참신한 공간”(장석남, 추천사) 안에서 자유롭게 뻗어나가는 시적 상상력과 감성적 언어로써 삶의 흔적들을 다양한 이미지로 변주하면서 ‘지금-여기’와는 다른 시간과 공간의 문을 열어젖히는 이채로운 시편들을 선보인다. 독특한 화법과 개성적인 목소리뿐만 아니라 형식 면에서도 행과 행 사이를 과감하게 건너뛰는 여백의 공간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 수평으로 함께 잠겨보려고 - 자세한 책 정보 보기 2023. 2. 24.
[책 읽다] 밤의 팔레트 - 강혜빈 밤의 팔레트 “내가 너의 용기가 될게” 내가 나인 것을 증명하지 않아도 될 때까지 곁에서 기꺼이 함께 흔들리는 시 『밤의 팔레트』에는 다른 정체성으로 인해 자신의 존재에 이물감을 품어온 한 사람의 혼란과 우울이 담겨 있다. 아프지만 아픔에서 멈추지 않고 슬프지만 슬픔에서 벗어나 끝내 스스로를 사랑하려 애쓰는 강혜빈의 시들은, 살아남은 자의 기록이 되어 ‘나’를 닮은 누군가에게 “울 권리”와 “힘껏 사랑”함을 전해주려 한다. 작은 물방울들이 모여 커다란 구름을 만들고, 희미한 빛들이 모여 어둠을 밝게 비추듯, 가까이 들여다보면 스펙트럼으로 읽히는 무지갯빛 진심이 당신에게 가닿아 용기가 되길 바란다. >> 밤의 팔레트 - 자세한 책 정보 보기 2023. 2. 20.